지난 주 금요일 퇴근 길에 롯데백화점에 들렀다가 와인창고 개방전이 열리고 있는 걸 발견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야 있나.' 엄청난 길이의 줄에도 불구하고, 싼 값에 와인을 살 수 있다는 기대에 대열에 동참했다.

 근 20분을 기다려, 개방전 장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이동 하기가 쉽지 않아 짜증이 나는 터였는데 전시돼 있는 와인들을 보는 순간 짜증은 배가 됐다.
 
 정가가 4만원인 와인을 1만원에 팔고 있다고 하는데, 생전 들어보지도 못했던 비인기 와인들이었다. 실제 가격이 4만원이나 하는지 의심스러웠다. 나중에 집에와서 찾아보니, 일반 와인 매장에서 1~2만원대에 팔리고 있는 와인들이었고 그나마도 종종 할인 판매되는 와인들이었다. 이래서야 '최대 90% 할인'이라는 팜플렛의 문구가 무색하지 않은가.
 
 좀 쓸만한 와인들도 있기는 했다. 2005년 빈티지의 브란 캉드냑과 샤토 지스쿠르가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이 와인들은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쌌다. 각각 12만, 11만원이라고 하는데, 원래 18만원?(주위가 시끄러워서 정확한 금액은 기억이 안난다) 하는 가격을 할인해서 파는 거라고 했다. 백화점이라는 걸 고려해도 너무 비싼 가격이었다. 이 와인들은 대형마트나 와인전문점에서 정상가로 8~9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싼 와인들은 떨이로 팔아 먹고, 좋은 와인들은 마치 싸게 파는 양 내세우면서 제값 다 받아먹는 창고 대 개방전이라니. 언론에 보도자료까지 뿌려가면서 소비자 현혹하는 상술에 쓴웃음을 지으며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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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uchard Pere & Fils Meursault 1998

★★★(별5개 만점)

 홍상수의 영화 '밤과낮'은 유난히 굴을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것도 아주 맛있게, 게눈 감추듯 굴을 먹어치우는데, 영화를 보면서 나도 어찌나 굴이 먹고 싶던지.

 마트에 마실갔다가 굴이 보여 고민할 필요도 없이 카트에 집어 넣었다. 한 봉지 사면 한 봉지가 공짜라 가격도 아주 저렴했다. 집에 돌아오기가 무섭게 굴을 그릇에 담고, 보관 중이던 Bouchard Pere & Fils Meursault를 꺼냈다.

 잔에 따라 비춰보니, 아름다운 황금빛이 나고, 사과 향기가 코 끝을 자극한다. 입안에서 굴려보니 시큼 씁쓸하고 알싸한 느낌도 조금 난다. 레드와인 만은 못하지만, 상당한 무게감이 있는 화이트 와인이다.

 굴과 잘 어울렸고, 질리지 않고 마실 수 있었다. 다만 맛의 여운이 느껴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좋게 말하면 깔끔한, 나쁘게 말하면 단순한 와인이다. 채워지지 않는 도화지 같은 느낌이다.

 ※Bouchard Pere & Fils는 본(Beaune) 지역의 샤또로 화이트 와인보다는 레드와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98년 이곳의 작황은 평년수준으로, 98년의 화이트 와인은 조금 오래 된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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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VIA 2003

★★ (별 다섯개 만점)

보통 프랑스 와인과 달리 Blavia의 라벨은 담백하다. 미술시간에 교과서에서 본 듯한 두상이 하나 그려져 있고, 커다른 활자로 'BLAVIA'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소믈리에에게 과실향의 부드러움과 탄닌의 강함을 함께 지니고 있는 와인을 부탁했다. 그가 추천해준 와인이 Blavia다.

Blavia는 보르도 마고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양조장의 주인은 프랑스 사람이 아니라 네덜란드인이다. 그래서인지 보르도 와인답지 않게 메를로 하나의 품종만으로 주조됐다.

메를로는 부드럽고 향이 풍부하다. 카베르네 소비뇽에 비한다면 좀 더 여성적인 품종이라고 하겠다. 소믈리에는 와인을 추천하며 메를로 답지 않게 두터움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이스팅을 할 때부터 과실향과 함께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첫 맛은 달콤함, 그리고 마지막은 씁쓸함이다. 어느정도 들어맞는다 싶다. 하지만 한 잔 한 잔 마실수록 시큼한 느낌이 강해진다. 이 와인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새콤달콤 캔디'라고 할 수 있겠다.

싫지 않은 신맛이지만, 캔디를 즐겨 먹지 않는 내 취향의 와인도 아니다. 그렇다고 맛이 나쁜 와인은 아니고 사탕처럼 신맛과 단맛이 입안 전체를 자극하는 걸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어필 할 만하다.

소믈리에에게 요구한 두터움은 찾을 수 없고, 점도도 맛 만큼이나 무겁지 않다. 이 가격대에 내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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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es Alpha Cabernet Sauvignon 2005

★★★(별5개 만점)

칠레 와인이 국내에 첫 발을 내딛은 게 엇그제 같은데, 이제는 중저가 와인에서는 칠레산을 당할 자가 없을 만큼 보편화가 됐고 시판되는 종류도 다양해졌다. 그 중 '몬테스 알파'는, '1865'과 함께 중저가 시장의 쌍두마차라 부를 만한 와인이다.

지난해(2007) 특급호텔 와인 판매량에서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소비뇽이 1위를 차지했고, '1865'도 ' TOP5' 안에 들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도 이 두 와인에는 호감을 가지고 있다.

와인 좀 안다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마셔봤을 와인. 나 역시 몇번인가 이 와인을 마셔봤다. 그런데 글로 적으려니 어째서인지 '좋았다'라는 느낌 외에는 떠오르는 것이 없다. 어떤 맛이었지? 왜 좋았던 걸까.

그 궁금증을 풀기위해 다시 한 병을 구입했다. 마트에 보이는 건 2005년 빈티지. 벌써 2004년 이전 건 다 사라져 버린 모양이다. 새로운 빈티지를 맛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덥썩 구입을 했다.

집에 오기 무섭게 코르크를 따는데 어째서인지 잘게 부숴져버린다. 코르크가 말랐다는 건, 유통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여차저차 코르크를 빼 내고 향을 맡는다. 감기에 걸린 탓일까. 진한 향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흐릿한 장미향. 색은 검은빛이 도는 적색이다. 약간은 탁한듯도 하지만 느낌 괜찮은 색감이다. 입안에 흘려 넣으니 바닐라와 오크의 향, 달콤함과 시큼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과일의 향기는... 사과다.

이 가격대에서는 좋은 와인으로 불릴만큼 풍부한 맛과 향이 느껴진다. 탄닌의 텁텁함은 무거운 걸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선호도를 반영한 듯 하다.

식사와 함께, 혹은 편안한 자리에서 좋은 사람들과 가볍게 즐기려면 이만한 와인도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와인을 처음 마시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좀더 저렴한 와인을 찾는다면 알파를 뺀 '몬테스'도 있다.

그러나 다양한 맛의 조화와 점도 면에서는 부족함이 엿보인다. 이전 빈티지에 비해서 시큼한 맛이 더 강해진 것도 단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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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bi soprani barolo 2002

별 없음 / 5개 만점

잔에 따를 때부터 뭔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이 전해져 온다. 얇고 탁한 오랜지 빛이 감도는 적색은 시각적인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불투명한 검은 병은 불순한 내용물을 숨기려는 위장이었을까.

잔을 들어 입에 대고 와인을 흘려넣는 순간 시큼한 느낌이 뇌까지 전해져온다. 다른 맛을 느낄 수가 없다. 이탈리아 와인의 특성을 감안한다고 할지라도 너무 지나치다. 농밀함도 없고... 이건... 뭔가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와인을 구입한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게 아니라면 이 와인은 낙제다.

Robert Mondavi Winery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2002
★★★ / 5개 만점

깊은 숲 속 응달진 바위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수액을 손으로 훔쳐 입으로 가져간다. 혀 끝에 전해져 오는 달콤함을 음미하려 잠시 눈을 감았다 뜨고나니 놀랍게도 숲은 사라지고 나무 하나, 풀 한 뿌리 없는 사막이 눈앞에 펼쳐진다. 수액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순간 하루종일 뜨거운 모래 언덕을 헤멘 것처럼 입안이 바짝 마른다. 내려다 보면 아찔한 천길 낭떠러지, 절벽이다.

로버트 몬다비 나파밸리 카베르네소비뇽 2002는 맛보는 순간 그 태생을 알게 해 준다. 혀에서 탐스러운 과실의 달콤함을 느낀 뒤 목으로 넘기면 서부의 건조한 기후를 그대로 담은 듯한 강한 탄닌의 느낌, 텁텁함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이렇게 드라이한 와인은 처음이다. 그리고 소금을 탄 듯 한 짭짤함, 다른 와인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새로움은 바다에서 불어온 바람을 맞고 자란 포도 혹은 오랫동안 메마른 토양을 연상케 한다.

디켄팅 여부와 상관 없이 시종일관 강렬한 맛을 지키는 와인은 사막에서 생명력을 유지하는 선인장을 닮았다.

강력한 바디감으로 스테이크와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Chateau Giscours 2004

★★★(5개 만점)

서울 강남의 세브도르 소믈리에가 빈티지로는 2003년이 더 좋은데, 지금 먹기에는 2004년이 더 좋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가격차도 있고 해서 친구들과 함께 2004년을 맛 봤습니다. 뭐 2003년보다 약간 싸다고는 해도 10만원이 살짝 넘으니, 저가의 와인은 아닙니다만...

테이스팅 때의 느낌은 씁쓸. 고급와인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풍미, 그러나 색만은 탁하지 않은 제대로 된 진적색입니다.

디켄딩을 해서 천천히 맛을 봤습니다. 30분을 넘기면서 맛이 훌륭해 지더군요. 점점 맛이 순해지면서 마시기 딱 좋은 상태가 됐습니다. 표현하자면 뭐랄까, '썩은 고목 나무에서 흘러나오는 달콤한 수액'같다고 해야할까. 오래된 오크통에서 숙성된 듯, 씁쓸한 맛은 끝까지 사라지지 않더군요. 새 오크통이라면 토질의 특성(테루아르)때문 일 수도 있습니다. 감이 잘 잡히질 않네요. 씁쓸하긴 하지만 달콤함과 무거운 탄닌의 맛이 더해져 이뤄서, 혀를 즐겁게 해 줍니다. 그렇다고 떫은 맛이 혀에 남지도 않아, 몇번이고 즐거운 기분으로 마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1시간을 넘기면서는 다시 하강곡선. 빈티지가 좋지 않아서인지 한계를 드러내더군요.

한국음식, 특히 순대나 감자탕이 잘 어울릴 것 같네요.

※샤토 지스쿠르는 프랑스 보르도 메독 마고 지역의 3등급 와인입니다. 세컨드 와인으로는 라 시렌 느 드 지스쿠르(La Sir ne de Giscours)가 있습니다.

Chateau Brane-Cantenac '99

★★★★☆ (5개 만점)

샤또 브란 캉드냑. 보르도 마고의 특 2급 와인입니다. 99년 보르도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은 특별히 나쁘거나 좋지 않은데요. 그래서인지 까다롭지도 않은 듯 합니다. 고급 와인일수록 긴 숙성기간이 필요한데, 캉드냑 99년 빈티지는 지금이 마시기에 딱 적기라고 생각됩니다.

코르크 마개를 따니 달콤하고 부드러운 향기가 퍼져나오면서 정신을 몽롱하게 만듭니다. 한모금 들이켜 보면 여러가지가 섞인 듯한 풍부한 맛이 느껴지는데요, 아, 이 맛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자꾸만 잔을 입으로 끌어당기게 만듭니다. "도대체 무슨 맛이지?" 마치 수수께끼를 푸는 것 같다고 할까요. 신맛이긴 한데 싫지 않은 기분. 상큼함이 담겨있는 아주 희미한 시큼함. 탄닌지 지나치게 강해 떫거나 하지 않은데도 맛이 두텁다니 신기합니다.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있는 20대의 아름다운 처녀같은 와인입니다.

※사진을 찍어두지 못해서 2004년 빈티지로 대체합니다.


★★☆(5개 만점) / Sweet Sweet~

산타 리타 리저브 카베르네 소비뇽 2004년 산.

딸기향. 진한 선홍빛.


첫맛은 달콤, 자두향과 오크향 약간.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음.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맛. 이탈리아 와인과는 다른 시큼한 느낌.

따자마자 바로 마실 수 있다.

식사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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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하면 프랑스가 떠오르죠. 보르도와 브르고뉴산 와인으로 대표되는 프랑스 와인은 오랜 역사와 풍부한 맛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프랑스 와인하면 '고급스럽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프랑스는 1855년 보르도 자체적으로 와인 등급을 매기기 시작했고 1935년에는 법으로 와인등급을 정할 정도로 품질 유지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오랜 전통과 체계적인 관리가 오늘날 프랑스 와인의 명성을 만든 거죠.

그런데 고급 와인의 대명사 프랑스 와인, 정확히 말하면 보르도 와인이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와인에게 헤비급 펀치를 맞았습니다.

지난 5월 24일 나파밸리와 런던에서 동시에 진행된 블라인딩 테스트에서 보르도 와인이 캘리포니아 와인에게 맛에서! 밀린 겁니다. 보르도 와인 4개와 캘리포니아 와인 6개가 출품됐는데 1위부터 5위까지를 모두 캘리포니아 와인이 차지한거죠. 심사위원 중에는 프랑스 사람도 있었으니 프랑스로서는 할 말 없어진 셈입니다.

1976년 5월 24일 프랑스 파라에서 열렸던 블라인딩 테스트에서도 프랑스 와인이 캘리포니아 와인에게 패했었습니다. 당시에는 사기극이니 웃기는 일이라느니 하고 테스트 자체가 폄하됐었죠. 언론도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행사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30년만의 재대결' 세계 언론이 주목했죠. 언론 보도를 보니 프랑스 와인 수출에 영향을 끼칠 거라는 말도 있더군요.

프랑스 와인 특히 보르도 와인이 유명한 건 '테루아' 때문입니다. 토질, 기후 등 포도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말하는 프랑스 말인데요 보르도 지방의 테루아가 와인용 포도에 자라기에 딱~이라는 거죠. 보르도 지방은 물이 많고, 바람이 적당히 불고, 햇빛을 받기에 적당한 땅의 기울기를 가지고 있는 천혜의 지역입니다. 그리고 샤또의 오랜 전통과 함께 만들어진 양조기술이 오늘날의 와인을 만들어 낸 겁니다. 그런데 이 전통을 너무 고수한 나머지 개선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 오늘날 신대륙의 와인에 따라잡히게 됐다는 것이 언론의 평가입니다. 캘리포니아의 뜨거운 태양과 바람 등 프랑스 못지 않은 테루아도 캘리포니아 와인을 품질을 높여주는 원인이겠죠.

본래 캘리포니아 와인은 양조기술이 떨어져 품질이 좋지 않았는데요. 양조 기술을 캘리포니아에 전해준 게 바로 프랑스의 대표적 와인 샤또인 무통 로칠드입니다. 24일 열린 시음회에서 6위를 차지한 프랑스 와인이죠.

무통 로칠드는의 무통은 모통 "작은 언덕"에서 온 말인데요. 로칠드 가문이 인수하면서 무통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무통은 양을 뜻합니다. 그래서 무통 로칠드의 문장에는 양이 그려져 있죠. 무통은 현재 프랑스를 대표하는 와인이지만 1855년 보르도에서 파리 세계박람회를 맞아 와인 등급을 정할 때는 1등입 프리미에 크뤼 등급에 뽑히지 못했습니다. 프리미에 크뤼 등급에 뽑힌 4개의 샤또는 마고, 라피트, 라투르, 오브리옹입니다. 이 4개의 샤또는 지금까지도 1등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무통은 당시 1등급 와인에 뽑히지 못한 것에 충격을 받았죠. 그리고 '나는 1등이 아닐지 모르지만 2등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나는 무통이다'라는 모토를 만듭니다. 그리고 1973년에 비로소 1등급을 획득합니다. 그리고 모토도 '나는 1등이다. 2등이었다. 무통은 변하지 않는다'로 바뀌죠.

무통의 자존심과 프랑스의 와인에 대한 자존심이 다르지 않을 겁니다. 와인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샤토의 외국인 소유까지 제한하는 프랑스가 받은 충격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스승이 제자에게 기술을 전수해줬더니 제자가 스승을 능가한 셈이랄까. 기뻐해야 할 일 같기도 한데 그럴 수 없는 마음 이해 가십니까?

참고로 이번에 열린 와인 테스트 순위 입니다.


1. 리지 몬테 벨로(1971년.캘리포니아)

2. 스태그스 립(1973년.캘리포니아)

3. 하이츠 마샤스(1972년.캘리포니아)

4. 마야카마스(1971년.캘리포니아)

5. 클로 뒤 발(1972년.캘리포니아)

6. 샤토 무통 로칠드(1970년. 보르도)

7. 샤토 몽로즈(1970년.보르도)

8. 샤토 오브리옹(1970년.보르도)

9. 샤토 레오빌 라스 카즈(1971년.보르도)

10. 프리마크 애비(1969년.캘리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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