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촛불 시위와 관련 시위자들의 견해를 "완전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타임의 보도가 나간 6일 대한민국 서울 세종로에는 촛불 시위 시작 이래 최대 인파가 운집, 쇠고기 수입 재협상과 정권 퇴진을 외쳤다.
 
 이날 이 대통령은 세종로에 모인 수만명의 국민 대신 청와대 마당에서 불교계 원로들을 만나 목소리를 들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하는 것이 어떠냐"는 지관 스님의 건의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하면 통상마찰 등으로 엄청난 문제가 생긴다"면서 재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백히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만약 촛불 시위에 나온 국민들의 뜻을 완전히 이해했다면 지관스님의 건의에 대해 그같은 답변을 했을 리 없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 대통령은 국민들의 뜻은 알지만 본인의 뜻은 꺾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재확인 시켜준 셈이 된다.

 이 대통령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오랫동안 CEO로 일했고 CEO는 소비자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나는 좀더 많이 귀를 기울이고 노력할 것이다. 나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1~2년 내 진전을 보게 된다면 그 지지자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말도 했다.

국민의 건강권 보다 통상마찰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은 대통령이 아니라 기업인이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CEO가 아니라 대통령인데, 이명박 대통령은 자꾸만 자신을 CEO라고 말한다. 국민은 소비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주인이다.

 "대통령님, 인터뷰에서 완전 못 이해하고 있다고 말해야 하는데 실수로 '못'자를 빠뜨린게 아니신지?" 세종로가 청와대에서 너무 멀어 국민들이 "아"라고 말하면 "어"라고 들리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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