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ert Mondavi Winery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2002
★★★ / 5개 만점

깊은 숲 속 응달진 바위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수액을 손으로 훔쳐 입으로 가져간다. 혀 끝에 전해져 오는 달콤함을 음미하려 잠시 눈을 감았다 뜨고나니 놀랍게도 숲은 사라지고 나무 하나, 풀 한 뿌리 없는 사막이 눈앞에 펼쳐진다. 수액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순간 하루종일 뜨거운 모래 언덕을 헤멘 것처럼 입안이 바짝 마른다. 내려다 보면 아찔한 천길 낭떠러지, 절벽이다.

로버트 몬다비 나파밸리 카베르네소비뇽 2002는 맛보는 순간 그 태생을 알게 해 준다. 혀에서 탐스러운 과실의 달콤함을 느낀 뒤 목으로 넘기면 서부의 건조한 기후를 그대로 담은 듯한 강한 탄닌의 느낌, 텁텁함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이렇게 드라이한 와인은 처음이다. 그리고 소금을 탄 듯 한 짭짤함, 다른 와인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새로움은 바다에서 불어온 바람을 맞고 자란 포도 혹은 오랫동안 메마른 토양을 연상케 한다.

디켄팅 여부와 상관 없이 시종일관 강렬한 맛을 지키는 와인은 사막에서 생명력을 유지하는 선인장을 닮았다.

강력한 바디감으로 스테이크와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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