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에는 없는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에는 있는 게 뭘까. 바로 런처(Launcher)다. 아이폰 사용자라면 누구든 똑같은 방식으로 구성된 메뉴를 사용하게 된다. 배경화면을 바꿀 수는 있지만 해킹을 하지 않는 한 아이콘 배열 방식이나 크기, 모양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OS는 같아도 기종에 따라 아이콘 모양과 배치 방법 등 사용자 환경(UI)이 제각각이다. 제조사들이 고유의 UI, 즉 런처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포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터넷메신저(IM)사업자 등이 제조사들이 만들어 탑재한 UI를 다시 바꿀 수 있는 런처 출시에 적극 나서면서 스마트폰의 첫 화면 잡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서비스 ‘문지기’ 첫 화면을 잡아라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톡이 지난달 13일 출시한 런처 ‘카카오홈’의 다운로드수가 100만건을 돌파했다. 카카오홈은 한때 구글 플레이 무료앱 다운로드 순위 2위에 올랐고, 지금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SNS 업체인 페이스북이 출시한 런처 ‘페이스북홈’도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고 앞서 NHN은 3월 ‘도돌런처’를 선보였다. 다음은 직접 런처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버즈런처’를 내놓은 버즈피아에 지분 투자를 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기업이 런처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건 런처가 서비스의 ‘문지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첫 화면에 배치된 서비스는 이용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 런처를 이용하면 여러 서비스를 연계해 종합적인 서비스도 가능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화면을 예쁘게 꾸미거나, 자신이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는 런처를 사용하면 메모리 부족 등의 문제로 화면이 느려지고 때론 기기 동작이 멈추는 현상도 있었지만 스마트폰의 하드웨어가 좋아지고 런처 성능도 개선되면서 에러 발생도 많이 줄어들었다.

 
◆런처로 스마트폰 더 스마트하게

 

현재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런처로는 고런처, 도돌런처, 카카오홈, 버즈런처가 있다.

 

중국 업체가 개발한 고런처는 자가 설치형 런처의 원조격으로 다양한 배경화면 ‘테마’ 패키지를 활용해 배경화면과 아이콘을 바꿀 수 있다. ‘GO 마켓’이라고 불리는 자체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가지고 있고, 백업, 날씨, 전원 관리 등 런처 전용 앱들을 깔아 스마트폰을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전보다는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메모리 소비량이 많아 저사양 기기에서는 사용하는 데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카카오홈은 이름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국내 최대의 사용자를 거느린 인터넷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에 특화된 런처다. 스마트폰 첫 화면을 우측으로 밀면 나타나는 ‘모아보기’ 화면에서 별도의 앱 실행 없이 카카오톡의 새 메시지와 카카오스토리의 새 소식, 친구들의 생일 알림, 카카오 게임 소식 등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다. 모아보기 화면에서 ‘간편답장’ 기능을 이용해 메시지에 즉각 답장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기본 탑재된 ‘스누즈 위젯’을 이용하면 최대 8시간까지 카카오톡 메시지 알림을 무음으로 설정할 수 있어 회의시간, 취침시간 등에 유용하다. 특히 아이폰처럼 전화·문자·카카오톡·메일 등의 아이콘에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 수신 개수가 표시되는 ‘뱃지’ 기능이 편리하다.

 

 

 

 

첫 출시 당시 140개의 화면 꾸미기 테마를 제공했던 도돌런처는 현재 연예인·웹툰·방송 테마 등을 추가, 600여개의 테마를 제공하고 있다. 글꼴, 벨소리, 키보드 설정을 손쉽게 바꿀 수 있는 메뉴도 갖추고 있다. 배경 화면과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 전체가 표시되는 ‘서랍’의 화면 배열을 바꿔 한 화면에 최소 9개, 최대 49개의 앱이 보이게 조절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돋보인다. 스마트폰 화면 상단에서 손가락을 아래로 끌면 나오는 ‘알림창’에서 네이버 검색창과 자주 쓰는 앱을 쉽게 실행할 수 있다.

 

 

 

버즈런처는 다음이 투자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특정 기업의 색깔이 드러나지는 않는다. 버즈런처는 기업이 아닌 개인들이 만든 테마가 서비스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친구의 홈 스크린을 공유해 똑같은 화면으로 만들 수도 있고, 여러 테마를 조합해 각각의 화면을 다른 모습으로 꾸밀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만든 테마를 가져와 사진과 배치를 바꾸는 등 나만의 테마를 만들 수도 있다. 다른 런처에 비해 자유도가 높은 게 장점으로 스마트폰 초보자가 적응하기에는 조금 어렵거나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국내 벤처사가 개발했지만 국내 다운로드 비중은 40% 정도로, 해외에서 더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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