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의 강자 소니가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17일 35㎜ 풀프레임 이미지센서를 탑재한 세계 최초의 미러리스 카메라인 알파 A7(사진)과 A7R를 공개했다. 통상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쓰이는 ‘세계 최초’는 과장된 경우가 많지만 이번 세계 최초가 카메라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풀프레임 이미지센서는 DSLR 카메라 중에서도 최상위 기종에만 쓰여왔고 캐논과 니콘이 판매를 주도해왔다. 하지만 소니가 이 같은 업계의 룰을 깸에 따라 풀프레임 기종에 고가 정책을 유지해왔던 캐논과 니콘에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A7과 A7R의 본체 출시 가격은 175만여원과 244만여원으로 기존 미러리스 카메라보다 2배 이상 비싸지만, 최소 200만원 이상인 풀프레임 DSLR보다는 싸다. 이미지 센서 생산 능력을 갖춘 소니가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을 더욱 인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니는 미러리스 카메라 판매를 발판으로 고급 카메라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GFK에 따르면 소니코리아는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의 51%를 점유하고 있으며, 2006년 4%에 머물렀던 전체 렌즈 교환식 카메라 시장 점유율은 30%로 높아졌다.

 

 

 

 

풀프레임 카메라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아직은 캐논과 니콘이 한 수 위다. 카메라가 아무리 좋아도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렌즈가 없으면 좋은 사진을 찍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니의 A7과 A7R를 지원하는 전용 렌즈는 현재 5종밖에 없다. 자사의 미러리스 렌즈와 DSRL용 렌즈를 장착해 사용할 수 있지만 기능에 제한이 있다.

하지만 휴대성은 DSLR 카메라와 달리 반사판이 없어 부피가 작은 미러리스 방식의 A7·A7R가 훨씬 좋다. 또 이들 카메라는 와이파이와 NFC 기능을 탑재, 스마트 기기와의 연동이 용이하다. 소니는 향후 다양한 렌즈군을 확보하며 전통 강자들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캐논의 EOS-M. APS-C COMS 이미지 센서를 탑재, DSLR 같은 고화질의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의 1인자 캐논이 소니, 올림푸스, 파나소닉에 이어 첫 미러리스 카메라인 ‘EOS M’을 국내에 선보였다. 미러리스 시장이 급성장하는 데 따른 대응 전략으로 보인다.


EOS M은 캐논의 첫 미러리스 제품인 데다 고급 카메라군에 붙이는 상표인 ‘EOS’를 이름에 달았다는 점에서 출시 전부터 성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이 카메라는 크기가 콤팩트 카메라처럼 작지만 캐논의 보급형 DSLR인 650D와 같은 1800만화소의 APS-C 타입 대형 이미지 센서를 부착하고 신형 이미지 처리 엔진을 탑재해 DSLR와 같은 품질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특히 휴대가 간편한 전용 렌즈와 함께 캐논의 DSLR에 쓰이는 65종의 EF 렌즈와 외장 플래시 등 액세서리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게 최대의 강점이다.

 

 

◇캐논의 DSLR 중급기인 EOS 40D(왼쪽)와 EOS-M의 크기 비교


기존 미러리스 카메라들에 비해 촬영 모드 변경이 쉽고 터치를 이용해 각종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건 이 카메라의 강점이다. ‘마이 메뉴 설정’을 이용해 미리 자주 쓰는 기능을 지정해 놓으면 두번의 터치로 필요한 조작 대부분을 할 수 있다.

 

콤팩트 카메라처럼 ‘토이카메라’, ‘미니어처’ 등 다양한 필터효과를 이용해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고 ‘A+’ 모드를 이용하면 전자동으로 상황에 맞는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캐논의 DLSR들이 채택하고 있는 채도, 명도, 선명도 설정 등 고급 기능도 탑재했다. 

캐논 카메라 사용자로 DSLR용 렌즈를 많이 가지고 있다면 보조 카메라로 이만한 카메라는 없다. 평소 스냅 사진을 찍을 때는 전용 렌즈를 달고, 본격적으로 출사를 나섰다면 DSLR용 EF 렌즈를 활용하면 된다. 다만 오토포커스(AF)의 정확성이 DSLR에 비해 떨어지고, EF렌즈를 활용할 경우 AF를 잡는 속도가 급격히 길어진다.

 

여유롭게 풍경을 찍거나 모델이 사진을 찍을 때까지 기다려준다면 상관 없겠지만 EF 렌즈를 활용해 중요한 순간을 포착하거나 움직이는 물체를 찍기는 사실상 어렵다. 카메라가 작고 손으로 잡기가 불편해 손에 들고 있으면 의도와 상관없이 사진이 찍히거나 터치 스크린을 눌러 오동작이 발생하기도 한다.

 

쉽게 질 좋은 사진을 찍기 원하거나 보조 카메라로 선택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DSLR를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무리다.

지난해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미러리스’라고도 불리는 하이브리드 카메라가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올해에는 복고풍의 카메라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 제품이 하루가 멀다고 새롭게 출시되고, 스마트폰에 탑재된 카메라가 콤팩트 카메라를 대체할 정도로 우수해지는 등 디지털 카메라 제품이 일반화되면서 카메라 업체들이 필름 카메라를 재현한 복고풍 카메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 제품에 아날로그 향수를 담다

디지털 카메라의 복고 바람이 갑자기 시작된 것은 아니다. 엡손은 2005년 필름카메라인 보이그랜더를 모델로 한 디지털 카메라 ‘R-D1’을 출시했다. 하지만 R-D1은 당시 300만원대에 이르는 비싼 가격으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복고풍의 카메라가 다시 주목받는 계기를 마련한 것은 올림푸스다. 올림푸스는 지난해 1950년대 출시된 필름카메라 ‘펜’의 외형을 살린 디지털 카메라 ‘펜’ 시리즈를 내놨다. 펜 초기작은 100만원에 이르는 비교적 비싼 가격으로 출시됐지만 여성들을 중심으로 크게 주목을 받았다.

올림푸스에 이어 지난해 하반기에는 필름카메라의 외형뿐만 아니라 필름 카메라의 느낌을 살린 ‘필름 필터’와 렌즈, 셔터 등을 도입한 후지필름의 디지털 카메라 ‘X-10’과 ‘X-100’이 등장했다.

시장조사기관인 GKF에 따르면 이들 제품이 포함된 국내 하이브리드 카메라 시장은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시장을 빼앗으며 매년 15%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콤팩트 카메라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정체상태에 빠졌다.

올해 초에는 후지필름이 필름카메라의 느낌을 살리는 데 주력한 고급 제품인 ‘X-Pro1’을, 올림푸스가 복고풍의 고급형 카메라 ‘OM-D’를 선보이는 등 디지털 카메라의 복고 바람이 거세질 전망이다.

◆복고풍 디지털 카메라 어떤 것이 있나

출시를 앞둔 후지필름의 ‘X-Pro1’과 올림푸스의 ‘OM-D E-M5’ 외에도 삼성, 파나소닉, 소니 등이 필름 카메라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을 출시했다. 렌즈 교환이 가능한 이들 제품은 ‘렌즈 어댑터’를 이용해 필름 카메라용 렌즈를 쓸 수도 있다. 렌즈 교환식은 아니지만 라이카에서도 복고풍의 ‘X1’을 판매 중이다.


▷‘필카’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후지필름 ‘X-Pro1’
X-Pro1은 필름 카메라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다. 셔터 속도와 렌즈의 조리개 링을 아날로그 방식의 다이얼로 조절한다. 후지필름이 새롭게 독자 개발한 1630만화소의 이미지 센서와 아날로그 뷰파인더를 탑재했다. 필름에서 빛을 담는 입자인 ‘은염’의 불규칙한 배열 구조에 착안해 개발된 이미지 센서는 디지털 사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모아레’(물결 무늬)를 최소화한다. 필름과 비슷한 느낌의 사진을 구현하는 ‘필름 필터’를 탑재했다. X-Pro1 본체와 렌즈 3종이 13일 발매되며 본체 가격은 190만원대다.



▷70년대 필름카메라의 재연, 올림푸스 ‘OM-D’
OM-D 1973년 출시된 올림푸스의 필름 카메라인 OM 시리즈의 디자인을 이어받은 카메라다. 가볍고 튼튼한 마그네슘 소재에 물방울과 먼지를 막아주는 방진·방적 기능을 적용해 모래바람이 불거나 비가 내리는 거친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1605만화소의 라이브 MOS 센서를 탑재했고 촬영 최대 감도가 ISO 2만5600에 달해 어두운 곳에서도 촬영할 수 있다.
상하, 좌우, 수평운동, 상하운동, 회전떨림 등 5가지 손떨림에 반응하는 세계 최초의 5축 손떨림 보정기능도 탑재했다. 3월 중 예약 판매를 시작하며, 100만원 후반대에 출시될 예정이다.
▷카메라 마니아들의 베스트셀러, 라이카 ‘X1’
독일 기술로 탄생한 라이카 X1은 고급기종의 DSLR에 장착된 이미지 센서와 비슷한 크기의 CMOS 이미지 센서가 탑재되어 있다. 1220만화소의 해상도에 향상된 노이즈 억제 효과와 왜곡 보정, 색수차 보정 등과 같은 전문가용 카메라에서 볼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라이카 특유의 디자인과 스타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격은 250만원대다.

▷크기는 콤팩트급, 기능은 DSLR, 소니 ‘NEX-7’
소니의 NEX-7은 필름카메라를 모델로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손잡이 부위에 인조 가죽을 사용하는 등 복고의 느낌을 담았다. 동급 최고인 2430만화소의 이미지 센서와 초당 10장을 촬영할 수 있는 소니의 최신 비욘즈 이미지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초점을 잡는 속도가 빠르고 셔터를 누른 후 사진이 찍히는 데까지 걸리는 ‘릴리스 시간’도 0.02초에 불과하다. 특히 필름 카메라용 렌즈를 쓸 수 있는 다양한 어댑터가 나와 있어, 아날로그적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다. 표준 줌렌즈 포함, 160만원대에 판매 중이다.

하이브리드 카메라란
가볍고 휴대가 편리한 콤팩트 카메라 장점과 렌즈 교환이 가능한 DSLR 카메라의 장점을 결합한 카메라를 말한다. 렌즈교환이 가능하지만 DSLR 카메라와 달리 렌즈로 받아들인 영상을 뷰파인더로 반사해주는 역할을 하는 거울이 없다는 의미로 ‘미러리스 카메라’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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