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결혼해." 

김억울씨는 불과 몇시간 전에 여자친구로부터 이별통보아닌 이별통보를 받았다. 억울하다. 뭔가 속은 것 같은 느낌. 어제는 나를 사랑한다고 하더니 오늘은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한다니. 한대 패줄 걸. 아~ 여자라고 참은 내가 밉다. 홀로 포장마차에서 소주나 마시고 있는 내가 한심해 눈물이 난다. 

멜로 소설이나 드라마가 재미있는 까닭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법한 일을 다루고 감정이 이입 되기 때분이다. 그런데 나를 사랑했던 애인이 결혼한다고 말하는 드라마 같은 장면이 어쩌면 내 앞에 펼쳐질지도 모른다.

23일 한 결혼정보 업체가 밝힌 조사결과에 따르면 결혼 적령기의 남성 53%, 여성 59%가 애인이 있어도 결혼 상대를 찾아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들에게 눈앞의 애인은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남주기는 아까운 상대 정도인 것 같다. 일단 그물망에 잡혀있는 고기는 놔두고 다른 고기를 찾아보려는 이들에게 '있는 놈들이 더해'는 딱 어울리는 말이다.

이들이 결혼 상대에 바라는 조건은 남성의 49%, 여성의 63%가 '안정된 직장' 이었다. 뒤를 이어 남성은 가정환경(22%), 학벌(18%), 외모(7%)를 따졌다. 여성은 가정환경(17%), 학벌(14%), 외모(4%) 순이었다.

남성이 여성의 외모에 집착한다는 건 애인일 경우에만 적용되는 모양이다. 남녀모두 결혼상대의 '스펙'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이 스펙이 달린다면 애인의 마음을 한번쯤 의심해 봐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상대방을 믿지 못하는 순간, 사랑은 서서히 깨어진다. 믿다가 배신당하는 것도 슬프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믿지 못한다는 건 더 슬프다. 

어차피 떠날 사람은 떠나기 마련. 내가 순수하다면 상대방을 의심하기 보다는 그냥 사랑을 믿는게 어떨까. 조사결과를 뒤집어 생각하면 40%는 애인을 놔두고 결혼 상대를 찾지 않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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