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미러리스’라고도 불리는 하이브리드 카메라가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올해에는 복고풍의 카메라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 제품이 하루가 멀다고 새롭게 출시되고, 스마트폰에 탑재된 카메라가 콤팩트 카메라를 대체할 정도로 우수해지는 등 디지털 카메라 제품이 일반화되면서 카메라 업체들이 필름 카메라를 재현한 복고풍 카메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 제품에 아날로그 향수를 담다

디지털 카메라의 복고 바람이 갑자기 시작된 것은 아니다. 엡손은 2005년 필름카메라인 보이그랜더를 모델로 한 디지털 카메라 ‘R-D1’을 출시했다. 하지만 R-D1은 당시 300만원대에 이르는 비싼 가격으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복고풍의 카메라가 다시 주목받는 계기를 마련한 것은 올림푸스다. 올림푸스는 지난해 1950년대 출시된 필름카메라 ‘펜’의 외형을 살린 디지털 카메라 ‘펜’ 시리즈를 내놨다. 펜 초기작은 100만원에 이르는 비교적 비싼 가격으로 출시됐지만 여성들을 중심으로 크게 주목을 받았다.

올림푸스에 이어 지난해 하반기에는 필름카메라의 외형뿐만 아니라 필름 카메라의 느낌을 살린 ‘필름 필터’와 렌즈, 셔터 등을 도입한 후지필름의 디지털 카메라 ‘X-10’과 ‘X-100’이 등장했다.

시장조사기관인 GKF에 따르면 이들 제품이 포함된 국내 하이브리드 카메라 시장은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시장을 빼앗으며 매년 15%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콤팩트 카메라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정체상태에 빠졌다.

올해 초에는 후지필름이 필름카메라의 느낌을 살리는 데 주력한 고급 제품인 ‘X-Pro1’을, 올림푸스가 복고풍의 고급형 카메라 ‘OM-D’를 선보이는 등 디지털 카메라의 복고 바람이 거세질 전망이다.

◆복고풍 디지털 카메라 어떤 것이 있나

출시를 앞둔 후지필름의 ‘X-Pro1’과 올림푸스의 ‘OM-D E-M5’ 외에도 삼성, 파나소닉, 소니 등이 필름 카메라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을 출시했다. 렌즈 교환이 가능한 이들 제품은 ‘렌즈 어댑터’를 이용해 필름 카메라용 렌즈를 쓸 수도 있다. 렌즈 교환식은 아니지만 라이카에서도 복고풍의 ‘X1’을 판매 중이다.


▷‘필카’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후지필름 ‘X-Pro1’
X-Pro1은 필름 카메라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다. 셔터 속도와 렌즈의 조리개 링을 아날로그 방식의 다이얼로 조절한다. 후지필름이 새롭게 독자 개발한 1630만화소의 이미지 센서와 아날로그 뷰파인더를 탑재했다. 필름에서 빛을 담는 입자인 ‘은염’의 불규칙한 배열 구조에 착안해 개발된 이미지 센서는 디지털 사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모아레’(물결 무늬)를 최소화한다. 필름과 비슷한 느낌의 사진을 구현하는 ‘필름 필터’를 탑재했다. X-Pro1 본체와 렌즈 3종이 13일 발매되며 본체 가격은 190만원대다.



▷70년대 필름카메라의 재연, 올림푸스 ‘OM-D’
OM-D 1973년 출시된 올림푸스의 필름 카메라인 OM 시리즈의 디자인을 이어받은 카메라다. 가볍고 튼튼한 마그네슘 소재에 물방울과 먼지를 막아주는 방진·방적 기능을 적용해 모래바람이 불거나 비가 내리는 거친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1605만화소의 라이브 MOS 센서를 탑재했고 촬영 최대 감도가 ISO 2만5600에 달해 어두운 곳에서도 촬영할 수 있다.
상하, 좌우, 수평운동, 상하운동, 회전떨림 등 5가지 손떨림에 반응하는 세계 최초의 5축 손떨림 보정기능도 탑재했다. 3월 중 예약 판매를 시작하며, 100만원 후반대에 출시될 예정이다.
▷카메라 마니아들의 베스트셀러, 라이카 ‘X1’
독일 기술로 탄생한 라이카 X1은 고급기종의 DSLR에 장착된 이미지 센서와 비슷한 크기의 CMOS 이미지 센서가 탑재되어 있다. 1220만화소의 해상도에 향상된 노이즈 억제 효과와 왜곡 보정, 색수차 보정 등과 같은 전문가용 카메라에서 볼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라이카 특유의 디자인과 스타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격은 250만원대다.

▷크기는 콤팩트급, 기능은 DSLR, 소니 ‘NEX-7’
소니의 NEX-7은 필름카메라를 모델로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손잡이 부위에 인조 가죽을 사용하는 등 복고의 느낌을 담았다. 동급 최고인 2430만화소의 이미지 센서와 초당 10장을 촬영할 수 있는 소니의 최신 비욘즈 이미지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초점을 잡는 속도가 빠르고 셔터를 누른 후 사진이 찍히는 데까지 걸리는 ‘릴리스 시간’도 0.02초에 불과하다. 특히 필름 카메라용 렌즈를 쓸 수 있는 다양한 어댑터가 나와 있어, 아날로그적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다. 표준 줌렌즈 포함, 160만원대에 판매 중이다.

하이브리드 카메라란
가볍고 휴대가 편리한 콤팩트 카메라 장점과 렌즈 교환이 가능한 DSLR 카메라의 장점을 결합한 카메라를 말한다. 렌즈교환이 가능하지만 DSLR 카메라와 달리 렌즈로 받아들인 영상을 뷰파인더로 반사해주는 역할을 하는 거울이 없다는 의미로 ‘미러리스 카메라’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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