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미국 기업들이 글로벌 플랫폼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업체들이 각 부문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과 비슷한 형태의 플랫폼을 만들어 경쟁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렇다고 아예 기회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메시지 서비스 ‘라인’과 ‘카카오톡’은 또 다른 글로벌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식을 유통하고 아이디어를 제조업과 연계하는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구축된 플랫폼에 맞서는 것보다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 시장을 선점하거나,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플랫폼 전쟁’의 저자 조용호 비전아레나 대표는 주목해야할 차세대 플랫폼으로 ‘클라우드 공장’을 꼽았다. 클라우드 공장은 3차원(3D) 프린터와 같은 디지털 제조 도구들을 갖춘 웹 기반 서비스 업체를 말한다.

 

뉴질랜드에 위치한 포노코는 대표적인 클라우드 공장이다. 포노코는 개인이 컴퓨터에서 디자인한 디지털 파일을 클라우드에 올려놓으면, 이를 적절하게 수정한 후 실제 물건으로 만들어준다. 기존의 제조업체들은 대량 생산밖에 할 수 없지만, 이 같은 시스템을 활용하면 누구나 원하는 물건을 만들 수 있다.

플랫폼이 아이디어와 제조산업을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예다. 조 대표는 “플랫폼이 중요해지면서 하드웨어 산업의 위기를 불러온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며 “플랫폼은 하드웨어 부문에도 접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창욱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창업 플랫폼’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창업플랫폼은 온라인 상에 창업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올리면 이를 보고 다른 사람들이 조언을 하거나 투자에 나서는 일종의 지식 창구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와이컴비네이터’와 ‘쿼키’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이와 비슷한 ‘창조경제타운’ 사이트를 최근 개설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하드웨어를 작동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플랫폼이 앱스토어와 같은 소프트웨어 산업과 접목되는 형태로 발전됐고, 이제 지식플랫폼이 또 다른 대안(가능성)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 플랫폼이 활성화하면 많은 개인과 기업, 투자자들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장재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거대 플랫폼에) 강제로 (맞서려) 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페이스북 등을 보면 처음부터 크게 시작한 것이 아니라 (작은 아이디어로 시작해) 저절로 힘이 커지 된 것”이라며 개방적 마인드를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클라우드 공장·창업 아이디어 장터… 차세대 플랫폼 주목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미국 기업들이 글로벌 플랫폼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업체들이 각 부문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과 비슷한 형태의 플랫폼을 만들어 경쟁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렇다고 아예 기회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메시지 서비스 ‘라인’과 ‘카카오톡’은 또 다른 글로벌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식을 유통하고 아이디어를 제조업과 연계하는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구축된 플랫폼에 맞서는 것보다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 시장을 선점하거나,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플랫폼 전쟁’의 저자 조용호 비전아레나 대표는 주목해야할 차세대 플랫폼으로 ‘클라우드 공장’을 꼽았다. 클라우드 공장은 3차원(3D) 프린터와 같은 디지털 제조 도구들을 갖춘 웹 기반 서비스 업체를 말한다.

뉴질랜드에 위치한 포노코는 대표적인 클라우드 공장이다. 포노코는 개인이 컴퓨터에서 디자인한 디지털 파일을 클라우드에 올려놓으면, 이를 적절하게 수정한 후 실제 물건으로 만들어준다. 기존의 제조업체들은 대량 생산밖에 할 수 없지만, 이 같은 시스템을 활용하면 누구나 원하는 물건을 만들 수 있다.

플랫폼이 아이디어와 제조산업을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예다. 조 대표는 “플랫폼이 중요해지면서 하드웨어 산업의 위기를 불러온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며 “플랫폼은 하드웨어 부문에도 접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창욱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창업 플랫폼’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창업플랫폼은 온라인 상에 창업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올리면 이를 보고 다른 사람들이 조언을 하거나 투자에 나서는 일종의 지식 창구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와이컴비네이터’와 ‘쿼키’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이와 비슷한 ‘창조경제타운’ 사이트를 최근 개설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하드웨어를 작동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플랫폼이 앱스토어와 같은 소프트웨어 산업과 접목되는 형태로 발전됐고, 이제 지식플랫폼이 또 다른 대안(가능성)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 플랫폼이 활성화하면 많은 개인과 기업, 투자자들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장재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거대 플랫폼에) 강제로 (맞서려) 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페이스북 등을 보면 처음부터 크게 시작한 것이 아니라 (작은 아이디어로 시작해) 저절로 힘이 커지 된 것”이라며 개방적 마인드를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일부이긴 하지만 플랫폼의 불모지로만 여겨졌던 한국에서도 스마트 모바일 시대를 맞아 글로벌 플랫폼으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바로 카카오의 ‘카카오톡’과 네이버의 ‘라인’, 삼성전자의 ‘챗온’ 등 인터넷 메신저다. 인터넷 메신저는 기업 마케팅, 게임 유통망으로 위력을 발휘하며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라인은 현재 2억4000만명 이상이 사용 중이다. 라인은 네이버의 자회사인 일본의 라인주식회사가 서비스하고 있으며 일본과 동남아를 시작으로 유럽, 남미, 인도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영국의 가디언지는 “페이스북이 3년 동안 5800만 사용자를 확보했지만, 라인은 1년 만에 5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모았다”며 “라인의 성장 속도가 페이스북보다 3배나 빠르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라인주식회사가 조만간 미국이나 일본에서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일고 있으며, 증시 상장 시 시가총액이 3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내용도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향후 기업공개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현재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라인 상장을 통해 재미를 보려는 투자은행들의 소문 부풀리기라는 견해도 있지만 그만큼 라인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국내 최대의 사용자를 거느린 카카오톡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카카오톡은 서비스 시작 3년3개월 만인 7월 가입자 1억명을 돌파했으며 기업 마케팅에서 게임·콘텐츠, 쇼핑몰, 음원 영역으로 관련 서비스를 계속 확장 중이다.

아직 제대로 된 플랫폼 역할은 못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내놓은 인터넷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챗온’도 최근 1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하지만 해외 플랫폼 기업들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어 향후 시장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8억명의 가입자를 거느린 페이스북은 메신저를 개선해 이메일 주소가 아닌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구글은 올해 메시지 서비스 ‘행아웃’을 별도의 서비스로 분리한 데 이어 새로운 안드로이드 OS 버전에서는 행아웃에서 일반문자(SMS, MMS)를 수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구글은 카카오톡 등 다른 메신저에도 일반문자 수신 기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지만, 행아웃 서비스가 스마트폰에 선점될 경우 불리한 경쟁상황에 놓일 수 있다.

지난 14일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는 포털에 대한 규제가 뜨거운 논쟁거리로 부각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정부의 인터넷 검색 서비스 권고안에 외국 서비스가 빠져 있어 역차별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유승희 의원은 “정부의 규제 속에 해외 사업자들의 국내 인터넷 시장 점유율이 커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실제 국내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은 구글이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구글의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는 수년 만에 점유율이 2%에서 74.4%로 치솟았다. OS와 동영상 서비스는 대표적인 플랫폼이며, 이 밖에도 개발용 소프트웨어와 서버 관리 등 정보기술(IT) 각 분야에서 외국산 플랫폼이 사실상 국내 시장을 점령한 상황이다.

 

◆과도한 차별에 플랫폼 산업 위축 우려

유 의원이 공개한 코리안클릭 자료에 따르면 8월 유튜브의 동영상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시장 점유율은 74%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인 아프리카TV는 13%, 다음TV팟은 8%, 판도라TV는 4%에 불과했다. 2008년 점유율은 유튜브 2%, 아프리카TV 23%, 다음TV팟 34%, 판도라TV 42%로 불과 5년 만에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유 의원은 “인터넷 실명제 시행과 함께 유튜브의 점유율이 15%로 높아졌고, 저작권법 삼진아웃제가 시행된 다음 달인 2009년 8월에는 24%로 다시 상승했다”며 “이는 악성댓글을 줄이겠다는 명분으로 확대 시행한 인터넷 실명제가 국내 동영상 서비스를 몰락시킨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법 삼진아웃제는 정부가 불법복제물 등의 복제·전송으로 3회 이상 경고한 복제·전송자의 계정을 정지하고, 해당 게시판의 서비스 중단을 명령할 수 있는 제도다.

동영상 서비스 업계는 제도 시행 후 착한 이용자들까지 정부 정책에 반발해 유튜브 서비스로 옮겨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영상 플랫폼은 광고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IT 서비스 시장의 핵심 플랫폼 중 하나다. 유튜브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이용자 10명 중 9명이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며, 세계 100대 브랜드 기업의 유튜브 동영상 업로드는 매년 73%씩 늘고 있다.

한 포털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OS의 장악이 구글의 국내 시장 영향력 확대를 가져온 요인이겠지만, 정부 정책도 이를 부추긴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고를 기반으로 하는 유튜브의 성장은 방송을 비롯한 국내 광고 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포털업계 관계자는 “현재 삼진아웃제를 시행하는 국가는 우리나라밖에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업체의 플랫폼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기업 투자 부족… 하드웨어 산업 치중

제대로 된 국산 플랫폼이 없는 것이 정부의 규제 때문만은 아니다. 국내 기업들은 지금껏 장기간이 소요되고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플랫폼 구축보다는 하드웨어 부문에 치중해 왔다. 기업 정보화에 필요한 각종 플랫폼도 이미 해외에서 만들어진 플랫폼을 활용하거나 폐쇄형 시스템을 도입하기가 일쑤였다. 플랫폼 시장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플랫폼 개발과 확대를 위해 장기간에 걸쳐 막대한 투자와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전략 동향’ 보고서를 통해 구글의 엔지니어들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툴(플랫폼)을 동시에 개발하는 것과 달리 국내는 납기에 쫓겨 고객이 원하는 소프트웨어 기능을 구현하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소프트웨어 서비스 제공업체인 미국의 세일즈포스사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을 지원하는 신생 플랫폼 회사인 히로쿠를 2억5000만달러에 인수했고, 페이스북은 클라우드 기반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회사인 파스를 8500만달러에 인수했다. 구글의 유튜브 인수액은 무려 16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소프트웨어 업체 인수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삼성전자가 모바일 OS인 ‘바다’를 개발해 상용화했지만 결국 시장 확대에 실패하고 사업을 중단했다. 이와 관련해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플랫폼이라는 게 혼자 잘해서 되는 게 아니다. 에코시스템이 있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만들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제조사가 주도한 OS에 대한 경쟁사들의 반감도 실패의 요인으로 꼽힌다.

OS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OS를 활용할 기기를 만드는 회사와 앱을 만드는 개발자들이 많아져야 OS가 살아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OS를 만들어도 이를 활용할 제조업체나 개발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구축이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는 만큼, 먼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양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대 경제의 핵심 화두가 되고 있는 ‘플랫폼(Platform)’은 무얼 말하는 걸까.

 

박문각 시사상식사전은 플랫폼에 대해 본래 기차역의 승강장 또는 무대·강단 등을 뜻하나 그 의미가 확대되어 특정 장치나 시스템 등에서 이를 구성하는 기초가 되는 틀이나 골격을 지칭한다고 적고 있다. 이 의미대로라면 자동차의 프레임도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의 플랫폼 용어에는 조금 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

 

‘플랫폼 전쟁’의 저자이자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자문위원을 역임한 조용호 비전아레나 대표는 플랫폼을 “빈 공간 혹은 그릇과 같다”며 “채울 내용물들을 연결 구조를 통해 유입 받는 구조”라고 표현했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기차역의 승강장이 사람을 기차에 태우는 공간이듯이 플랫폼은 하나의 서비스나 하드웨어를 또 다른 서비스나 하드웨어 산업과 연결하는 매개체 혹은 소비자와 서비스를 연결하는 접점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산업에서 강조되는 플랫폼은 특히 ‘개방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나 애플의 앱스토어, 아마존의 온라인 마켓처럼 플랫폼에는 제3의 사업자나 소비자가 쉽게 접근하고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조 대표는 캡슐 커피의 예를 들어 플랫폼의 개방성을 설명하고 있다.

 

최근 빠르게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캡슐 커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때 한 회사가 캡슐과 캡슐 커피 추출기를 독점 생산한다면 이는 플랫폼이라고 보기 힘들다. 하지만 캡슐 커피 추출기 생산자가 캡슐 커피 제조를 다른 이들에게 허용한다면 캡슐 커피 추출기는 캡슐 커피를 유통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시장을 넓힐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캡슐 커피를 독점 생산하는 대신 캡슐용 커피 추출기의 생산을 다른 기업에 허용하면 이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운영체제(OS)를 포함한 ‘플랫폼(Platform)’이 현대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의 승패는 누가 더 효과적이고 강력한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느냐에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2011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4개의 독보적인 기업들로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을 꼽았다. 이를 입증하 듯 이들 기업은 최근 발표된 인터브랜드의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2013’ 평가에서 높은 브랜드 가치 상승률을 보이며 상위에 랭크됐다.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의 플랫폼 전략에서는 공통점이 발견되는데 바로 외부의 ‘참여’와 비핵심 분야의 투자를 통해 핵심 사업을 강화하는 ‘지렛대 전략’이다.


 

◆개방전략으로 판을 키운다

세계 이동전화 가입자는 2012년 말 기준으로 65억명 수준으로 추정되며, 2016년에는 가입자가 80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모바일 가입자 확산에는 스마트폰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중심에는 애플과 구글, 두 기업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점유율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79.3%, 애플의 iOS가 13.2%를 차지했다. 3위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점유율은 3.7%로 1·2위와 격차가 크다.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을 연 장본인으로 OS 시장 점유율이 구글에 밀리고 있지만 단일 스마트폰 생산 기업으로는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고, 구글은 삼성전자 등 글로벌 제조사의 힘을 등에 업고 모바일 OS 시장 영토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애플과 구글의 OS를 아우르는 플랫폼 전략은 닮은 부분이 있다. 바로 외부 기업과 개인의 참여를 통한 성장이다. 애플과 구글은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에 누구나 앱을 올리고 팔 수 있도록 했다. 앱 장터의 활성화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을 가져오는 큰 힘이 됐다.

이후 두 기업은 음반사와 출판기업, 영화사 등 외부 사업자의 참여를 유도, 모바일을 거대한 콘텐츠 유통 시장으로 만들어버렸다.

두 기업의 차이점은 구글이 OS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라이선스’ 제도를 취하고 있는 데 반해 애플은 자사의 기기에 OS를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이 플랫폼을 스마트 기기를 팔기 위한 지렛대로 생각했던 것과 달리 구글은 핵심 사업인 광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OS 개방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용자 많아지면 플랫폼 힘도 커져

아마존의 핵심 사업은 유통이다. 애플이 하드웨어를 팔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이용했다면, 아마존은 콘텐츠를 팔기 위해 이를 유통하는 하드웨어를 헐값에 유포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더 많은 콘텐츠를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인 ‘킨들’이 저가에 공급되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까닭이다. 킨들이 아마존에는 콘텐츠 판매를 위한 지렛대인 셈이다.

종이책을 파는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은 경쟁 관계에 있던 서점에 수수료를 주는 대신 그들의 웹사이트에 자사의 웹사이트를 링크(연결경로)해 유통 경로를 늘렸고, 이후 전자책과 DVD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미 1999년 1000만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한 아마존은 현재 전세계 220개국 2만2000개가 넘은 웹사이트와 연결돼 있다. 이들이 물건을 팔 때 수수료를 받는 거대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구축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은 가입자가 잠재적 수익원이다. 페이스북은 올해 5월 기준으로 11억 인구가 활동하고 있다. 미국(1억6800만명), 브라질(6400만명), 인도(6200만명), 인도네시아(5100만명) 등에 특히 사용자가 많다. 페이스북은 수많은 다른 서비스와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하고 있고, 주로 광고와 게임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5월 기업공개(IPO)후 38달러이던 주가가 17달러 선까지 폭락하고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개인 정보 침해 우려와 광고를 제외한 수익 모델 부재 등은 여전한 논란거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매출이 살아나며 다시 주가가 50달러 선으로 급등했고 브랜드 가치는 무려 43%나 상승하는 등 위기론을 벗어나는 분위기다.

◆플랫폼 전쟁, 싸움터는 모바일

애플과 구글은 물론 아마존, 페이스북도 최근 모바일 사업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PC 사용자들이 모바일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4인방의 서비스는 모바일 시장에서 현재 상호 보완작용을 하고 있다. 구글은 자사의 서비스를 iOS용으로 선보이고 있으며 애플은 페이스북의 서비스를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애플이나 구글 기기에서도 아마존에서 구입한 책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항상 공생 관계인 것은 아니다. 애플과 구글은 한때 중요한 사업 파트너였지만 구글이 모바일 OS 시장에 진출한 후 애플은 구글을 거세게 비난했고, 지난해엔 모바일 기기에 기본 채택해왔던 구글의 서비스들을 삭제했다.

아마존은 구글·애플에게는 경쟁상대이기도 하다. 아마존이 파는 음악이나 도서, 영화는 애플과 구글도 팔고 있다. 아마존은 독자적인 앱 마켓 구축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모바일용 하드웨어 판매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과 구글은 SNS 분야에선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향후 모바일 시장은 페이스북과 아마존의 시장 진출 가속화와 애플, 구글의 양강 구도가 심화되면서 이들과 비슷한 서비스를 하는 업체들과의 경쟁과 함께 4강 간의 주도권 다툼도 한층 치열해 질 전망이다.

브랜드 파워 애플·구글 1·2위… 코카콜라 제쳐

“HW·SW 연결하는 플랫폼의 미래가치 평가”


코카콜라가 13년 만에 글로벌 브랜드 파워 1위 자리를 애플과 구글에 내줬다. 브랜드 조사기업 인터브랜드의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2013’에서 애플과 구글이 코카콜라를 제치고 브랜드 가치 1, 2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어떻게 코카콜라를 앞설 수 있었을까. 자세히 뜯어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확인된다.

13일 인터브랜드의 분석에 따르면 브랜드 가치 상승률이 가장 높은 5개 기업 중 4개 기업에서 공통점이 발견된다. 정보기술(IT) 기업이라는 점과 플랫폼(Platform)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승률이 높은 ‘톱5’ 기업은 누구나 잘 아는 글로벌 기업인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프라다다. 패션 기업인 프라다를 제외하고는 모두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조사에서 브랜드 가치가 애플은 983억1600만달러로 28%, 구글은 932억9100만달러로 34% 상승했다. 아마존은 19위로 27%, 페이스북은 52위로 43%나 높아졌다.

1위 애플은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부재와 세간의 혁신성 저하 우려에도 여전히 뛰어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1565억800만달러의 매출과 552억41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나머지 기업의 회계장부상 실적은 타 기업에 비해 결코 높지 않다. 2위 구글은 매출 501억800만달러, 영업이익 127억6000만달러로 8위인 삼성전자(매출 2688억달러, 영업이익 262억달러)보다도 낮다. 아마존과 페이스북의 실적은 더욱 초라하다. 아마존은 610억9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6억7000만달러를 기록했고, 페이스북은 51억달러 매출에 5억38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단순히 회계장부만 놓고 본다면 이들 기업의 브랜드 가치 상승률과 순위는 아이로니컬하다. 인터브랜드는 혁신성 등 여타 항목과 함께 회계 항목 평가에서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플랫폼이 중요한 가치로 여겨졌음을 명시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 기업은 전 세계 어떤 사업체보다도 견고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어떤 플랫폼보다도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미래가치가 높게 평가된 셈이다.

이번 평가 외에도 많은 전문가가 이들 기업의 가치를 높게 보고, 기업들은 이들의 전략을 배우려고 애쓰고 있다. 인터브랜드의 평가는 IT산업은 물론이고 전체 산업에서 플랫폼이 가지는 가치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성공적인 플랫폼들은 빠르게 확장하며 잠재적 소비자를 확보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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