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계에 중고폰 매입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KT는 22일 아이폰4 등 스마트폰 16종을 매입하고 새 휴대전화 구입시 할인 보상해 준다고 밝혔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부터 중고 휴대전화를 매입하는 ‘T에코폰’ 정책을 펴고 있다.

이통사의 중고폰 매입은 자원 낭비를 막고 환경을 보호하려는 정부 정책에도 일면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고폰 활성화의 핵심 요소인 별도 요금제가 없어 ‘또 하나의 보조금 제도’, ‘고객 유치를 위한 꼼수’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KT 중고폰 매입 경쟁

KT는 이날부터 전국 250개 ‘올레 매장’에서 중고 스마트폰 16종을 1만원에서 최대 21만원에 매입하는 동시에 스마트폰과 피처폰 등 17종의 중고폰을 판매하는 ‘올레 그린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매장에서 중고폰을 구매한 후 ‘올레그린폰무브’ 서비스에 가입하면 매월 납부 요금의 20%를 적립 받고, 기기 변경시 해당 금액만큼 단말기 가격을 할인받을 수도 있다.

KT는 “타사의 경우 중고폰 매입 판정기간이 1∼2주나 되고, 감정 후 최종 가격이 예상보다 적게 나와 고객 불만이 있었지만 올레그린폰 서비스를 이용하면 매장에서 즉시 감정을 통해 단말기 상태에 따라 보상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817개 중고폰을 일주일간 감정한 후 기기 상태에 따라 1만∼40만5000원을 보상해 주는 ‘T에코폰’ 정책을 시행 중이다.

SK텔레콤은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중고폰을 감정하고, 고객도 감정가격에 만족해 한다”며 KT와 대립각을 세웠다. SK텔레콤은 또 자사가 훨씬 다양한 중고폰을 매입하고 있으며, KT가 구입시 할인 보상을 해주는 것과 달리 요금 또는 현금 보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고폰 요금제는 쏙 빠져

이들 업체는 아직 중고폰 활성화를 위한 요금제는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고객은 중고폰을 구매해도 새 휴대전화를 살 때와 같은 요금제를 채택해야 하고 약정할인에 따른 단말기 할인도 받을 수 없다. 이통사들의 중고폰 매입 정책이 고객 유치를 위한 꼼수라고 지적받는 이유다.

KT의 경우 중고폰 매입 보상을 현금이 아닌 단말기 대금으로 할인해주기 때문에 KT에 계속 가입하지 않을 경우 이용하기 어렵다. SK텔레콤도 중고 단말기 구매대금을 현금으로 주고 있기는 하지만, 일주일이나 기다려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 가입 연장을 위한 유인책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SK텔레콤은 ‘T에코폰’ 정책에 더해 최근 동일 제조사의 롱텀에볼루션(LTE) 휴대전화로 교체하면 10만원을 추가 할인해 주는 행사를 진행하는 등 고객 붙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KT는 “조만간 중고폰 전용 요금제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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