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회장의 2기 경영체제를 맞이한 KT가 통신기업에 탈피, ‘가상 상품’(Vitual Goods)을 유통하는 ‘글로벌 미디어 유통그룹’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KT는 2015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고 비통신부문 비중을 4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3년 임기의 연임에 성공한 이석채 KT 회장은 19일 서울 세종로 KT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레 경영 2기’ 출범을 알리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콘텐츠 유통 전략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그 중심에는 그간의 관행을 깨고 30∼40대의 젊은 최고경영자(CEO)가 임명된 엔서즈, 유스트림코리아, 넥스알, KT이노츠, 싸이더스FNH 등 5개의 자회사가 있었다.

KT는 엔서즈와 소프트뱅크와의 합작 회사인 유스트림코리아를 통해 콘텐츠를 유통할 계획이다. 넥스알은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관리 기술을 개발하고, KT이노츠는 모바일을 비롯한 전반적인 소프트웨어 연구를 맡는다. 싸이더스FNH는 영화를 제작·배급하는 콘텐츠 생산업체로 현재 ‘타짜2’를 제작 중이다.

이 회장은 “지금까지 산업혁명이 세계 발전을 이끌어왔다면 앞으로는 ‘가상상품’의 혁명이 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네트워크는 세계와 연결돼 있고 관세나 교통비도 없다. 효과적인 (콘텐츠) 유통을 위해 글로벌로 나갈 필요가 있다”며 세계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KT는 중국 차이나 모바일과 일본 NTT도코모와의 연합 애플리케이션 장터 ‘오아시스’와 통신사업자와 단말기 제조사 등 57개 세계 업체가 참여하는 ‘WAC’를 통해 앱 유통 활성화에 힘쓸 예정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TV 플랫폼을 강화해 유료방송 1500만 고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TV와 태블릿PC 등을 이용해 동시에 5개의 채널을 볼 수 있는 ‘홈 허브 스페셜’(가칭) 서비스도 올해 8월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콘텐츠와 이를 유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스마트TV 제조사나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와의 망 사용료 부과를 위한 논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큰 건물을 지어서 주변 사람에게 피해를 주게 되면 교통유발 부담금을 내게 되는 것처럼 공짜는 없다”고 말해 스마트TV 등의 망 사용료를 받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회장은 KT를 둘러싼 이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제주도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둘러싼 투표전화의 국제전화 여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이 회장은 “수취인이 외국에 있는데 왜 국내전화냐”고 반문했다. 국내에서 이루어진 통화에 국제전화 요금을 받았다는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7대 자연경관 선정은) 국민 모두가 기뻐해야 하고 KT가 제 역할을 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통신비 인하 요구에 대해서는 “통신 3사의 가입자당 평균매출(ARUP)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 왜 비싸다고 느끼나. 단말기 값에 문제가 있다”며 휴대전화 제조사에 화살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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