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울트라북 시리즈 Z330.


“더 빠르고 더 가볍게.”

연말 울트라북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울트라북은 반도체 생산업체인 인텔사가 만든 노트북의 새로운 규격으로 기존 노트북보다 얇고 가벼우며 부팅과 데이터 처리 체감 속도가 빠른 게 특징이다. 제조업체들은 PC시장 침체와 태블릿PC의 등장 등 시장 변화에 맞서기 위해 최근 속속 울트라북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고 있다.
 

 ◆얇고, 가볍게… ‘노트북이 아니라 울트라북’

인텔코리아는 지난 14일 서울 구로구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울트라북에 탑재된 신기술을 선보였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LG전자, 에이서, 아수스, HP, 레노버, 도시바 등 7개 제조사가 울트라북 신제품을 공개하며 새로운 시장쟁탈전의 서막을 알렸다.

이날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은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를 강조하기 위해 양손에 하나씩 ‘울트라북’을 들어 보였다. 그가 선 무대 뒤편 벽에는 ‘노트북이 아니다. 울트라북이다’라는 문구가 커다랗게 쓰여 있었다. 
 
인텔은 이처럼 울트라북으로 노트북 시장 재편을 노리고 있다. 울트라북의 개념은 인텔이 올해 5월 대만 컴퓨텍스 2011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제조사들이 자사의 노트북에 ‘울트라북’이라는 명칭을 달기 위해서는 두께 18㎜ 이하(13인치 기준), 배터리 5시간 이상 연속 사용, 최대 절전모드에서 작동까지 7초 이하, 인텔 ‘코어i’ 프로세서 탑재라는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삼성전자 시리즈5 울트라.


최근 PC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는 태블릿PC의 휴대성과 빠른 반응속도의 강점을 노트북으로 그대로 옮겨온 셈이다. 여기에 기존 노트북이 가지고 있는 호환성과 뛰어난 업무처리 능력이라는 강점을 더했다.
 
인텔은 내년 말 전 세계 개인 노트북 시장의 40%를 울트라북이 점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인텔은 3억 달러 규모의 울트라북 펀드를 조성, 제조사 지원에도 나설 예정이다.
 
◆원조는 맥북 에어…내년 본격 경쟁 예고

지금은 고인이 된 애플 전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2008년 1월 서류 봉투에서 노트북을 하나 꺼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가장 두꺼운 부분의 두께는 19㎜, 가장 얇은 부분은 4.1㎜ 불과한 초박형 노트북 ‘맥북 에어’였다. 무게도 1.32㎏에 인텔의 코어2듀오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이전에도 HP와 샤프가 맥북 에어보다 더 얇은 노트북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맥북 에어는 초박형 노트북의 원조처럼 여겨지고 있다. 맥북 에어 역시 초기에는 고가의 가격과 확장성 제한 등의 문제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2세대와 3세대 모델이 계속 출시되며 지금은 노트북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의 노트북 인기 순위기에서 맥북 에어 시리즈는 4·5·7위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10위권 안의 노트북은 애플의 다른 노트북 시리즈와 500달러 이하의 넷북 밖에 없다. 
 
미국 컨설팅업체인 인터내셔널 스트리티지 앤드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따르면 맥북 에어의 올해 판매량은 630만대를 기록, 초박형 노트북 시장에서 89%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에서도 올해 2분기 맥북 에어를 중심으로 한 애플 컴퓨터의 판매량이 140% 증가하는 등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아직 전체 판매량은 많지 않지만 윈도 운영체제(OS) 중심의 국내 시장에서 독자 OS를 쓰는 애플의 선전은 주목할 만하다.
 
경쟁업체들도 올해 15종의 울트라북을 선보이며 고가 노트북 시장 쟁탈전에 뛰어들었다.


 
해외 업체인 에이서와 아수스, 레노버가 지난달 국내에 울트라북을 선보였고, HP와 도시바, 국내 업체인 LG전자와 삼성전자도 이달 새 제품을 공개했다. 

◇아수스 젠북.
 

LG전자가 선보인 울트라북 ‘엑스노트 Z330’은 13.3인치 디스플레이에 자체기술인 ‘슈퍼 스피드 테크’를 적용, 9.9초 만에 부팅이 완료된다. 두께는 14.7㎜에 무게도 1.21㎏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13인치와 14인치 울트라북 제품인 ‘삼성 노트북 시리즈5 울트라’를 내놨다. 13인치 제품은 두께 14.9㎜에 무게는 1.43㎏(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탑재 모델 기준)으로 인텔의 기준을 만족한다. HDD 대신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탑재한 모델은 1.39㎏으로 더 가볍다.
 
인텔은 울트라북의 권장가격으로 999달러 이하를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 출고 가격은 최저 120만원대, 비싼 제품은 200만원을 훌쩍 넘고 있다. 업계는 내년도 가격이 좀 더 내려가며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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