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양보 없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전에서 삼성이 애플의 기를 꺾었다.

삼성전자가 30일 호주 연방법원에서 ‘갤럭시탭10.1’의 판매 허가를 받아내며 애플을 상대로 한 소송전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 애플의 소송 주무기인 디자인 특허를 법원이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특허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웃게 될까. 애플은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애플은 호주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 방침을 밝히고, 삼성전자가 독일에서 새로 출시한 ‘갤럭시탭10.1N’에 대해서도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고 스티브 잡스 추도식 참석 이후 소강 상태에 들어갔던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전이 다시 가열되는 양상이다. 
 
◆삼성 호주서 소송전 첫 승리

호주 시드니 연방법원 린제이 그램 포스터 판사는 이날 삼성전자의 항소를 받아들여 “갤럭시탭10.1 판매 금지는 이유가 없다”고 판결했다. 호주 연방법원 이날 항소심에서 판사 3명 전원이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13일 내린 갤럭시탭10.1의 판매 금지 가처분 명령은 효력을 잃었고, 다음달 2일 오후 4시부터 제품 판매가 허가됐다.
 
이번 결정으로 삼성전자는 크리스마스 소비지출 성수기를 앞두고 호주 시장에서 갤럭시탭10.1을 본격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현재 계류 중인 애플과의 스마트폰 특허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순부터 갤럭시탭10.1의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디자인 문제에 발목을 잡혀 독일과 네덜란드, 호주에서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의 판매를 금지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향후 재판의 양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삼성은 대체로 3세대(3G) 이동통신 표준특허를 무기로 삼아왔고, 애플은 디자인·사용자인터페이스(UI) 등의 지식재산권으로 삼성전자를 압박했다. 각국 법원이 애플이 주장하는 지식재산권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애플은 궁지에 몰릴 수 있다.

◆애플 디자인 특허 무력화되나

삼성전자와의 소송전에서 애플을 승리로 이끌던 지식재산권 논리가 흔들리고 있다.
 
호주법원의 이날 판결에 앞서 애플은 이달 초 스페인에서 중소 태블릿업체 NT-K를 상대로 제기한 디자인 소송에서도 패했다. 애플이 유럽공동체 디자인(Community Design) 관련 권리를 주장했음에도 유럽 내 법원에서 패소한 것이다.
 
반면 최근 독일 법원은 삼성전자의 표준특허가 누구나 차별없이 쓸 수 있어야 하는 ‘프란드(FRAND)’ 방식임에도 사용자가 소유자에게 사용권을 요청하고 적절한 사용료를 지급하거나 사전 예치하는 경우에만 (특허 사용 제품의) 판매 금지를 피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에 유리한 판례를 언급했다. 애플이 앞으로의 소송에서 승리를 낙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반격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이 그동안 자신들의 지식재산권을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주장해 왔다”며 “앞으로 삼성의 대대적인 반격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1일에는 프랑스에서 삼성전자가 제기한 애플의 특허 침해 관련 본안소송 심리가 열리고, 8일에는 프랑스에서 아이폰4S의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 관련 판결이 내려진다. 22일에는 독일에서 애플이 제기한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10.1N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갤럭시탭10.1N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 특허 주장을 피하기 위해 갤럭시탭10.1의 디자인을 수정해 내놓은 제품이다.

 
◇갤럭시탭10.1(위)과 갤럭시탭10.1N


독일에서 갤럭시탭 시리즈의 판매금지 명령을 받은 삼성전자가 갤럭시탭10.1의 디자인을 변경한 갤럭시탭10.1N 모델을 새롭게 선보였다.

16일 맥루머, 모비플립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법원의 특허침해 가처분 결정을 피하기 위해 디자인을 변경하고 이름을 '갤럭시탭10.1N'으로 바꾼 갤럭시탭10.1의 신 모델을 출시했다.

갤럭시탭10.1N은 기존 모델과 달리 테투리(베젤) 끝 부분이 메탈 프레임으로 둘러쳐지고 스피커가 앞쪽 테두리 좌우측에 자리했다.
 
독일 유통업체, 고객과의 신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삼성이 고육책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새 제품출시까지 오랜 공백기가 발생하는 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해 디자인 변경을 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측은 새 디자인의 갤럭시탭은 테두리가 LCD보다 더 높아서 화면 보호에 유리하고, 측면에 있던 스피커가 전면으로 이동해 어 입체감 있는 음향을 들려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제 특허 전문가로 블로그 '포스 페이턴츠'를 운영하고 있는 플로리안 뮬러는 "삼성전자의 독일 변호사들과 제품 디자인 팀이 공동작업을 통해 나온 디자인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플로리안 뮬러는 "이 제품이 특허 침해 문제를 완전히 피해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며 "애플이 이 제품에 대해 같은 규제를 원할 경우 (만약 재판에 질 경우) 삼성이 받을 배상금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과 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거장 스탠리 큐브릭의 1968년작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한 장면을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증거물로 제출했다.

삼성측은 이미 오래 전에 아이패드 또는 다른 태블릿과 비슷한 형태의 태블릿에 대한 아이디어가 존재했으며 애플측의 디자인이 독창적인 것이 아님을 이 증거물을 통해 강조하고 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기기는 두께가 얇은 직사각형 모양으로 베젤(테두리)가 거의 없는 디스플레이 스크린을 탑재하고 있다.

태블릿 부분이 확대된 크롭 화면으로 다시 보자.






태블릿과 유사한 기기는 또 다른 공상과학 영화 '스타트랙'에도 등장한다.




소송 문건 자체를 보지 못했고, 법률적인 지식이 부족해 이 증거가 얼마나 효력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영화는 태블릿의 아이이디어 자체가 새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 속 태블릿은 전체적인 모양은 지금과 비슷해 보이지만 세부적인 모양은 아이패드와는 또 많이 다르다.

여러분의 판단은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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