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 주춤했던 애플이 4분기 매출 463억3000만 달러, 수익 130억6000만 달러라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성과를 내며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현재 추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삼성전자의 매출을 제치고 세계 1위 IT기업으로도 등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애플의 고성장은 소프트웨어 역량 집중과 해외 부품업체·제조사를 적극 활용한 비용 최소화 전략 덕인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24일(현지시간) 자사의 2012 회계연도 1분기(2011년 10월∼2011년 12월) 순이익이 130만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순익 60억 달러) 대비 118%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도 전년 동기 267억4000만달러에서 463억3000만달러로 73% 증가했다. 주당 순이익은 13.87달러를 기록했다.

당초 현지 증권가는 애플이 주당 10.10달러의 순익과 389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측했었다.

◆잡스 없는 애플, 성장 지속

애플은 최근 분기 아이폰 판매가 3704만대로 128%, 태블릿PC ‘아이패드’는 1543만대로 111%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킨토시 컴퓨터는 520만대, MP3 플레이어 ‘아이팟’은 1540만대를 팔아 각각 26%와 21% 판매량이 늘어났다.
 
지난 4분기 출시된 아이폰4S는 종전 기종인 아이폰4와 디자인이 같고 기능상 큰 차이가 없다는 단점에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중국에서는 아이폰4S 출시 때 매장에 구매자들이 몰려 혼란이 일면서 판매 중단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애플과 모바일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5조2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지만 애플의 놀라운 기록에 빛이 바랬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던 애플은 4분기 왕좌를 놓고 박빙의 승부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여전히 애플을 앞섰지만 올해에는 1위 수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애플의 고성장이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신제품이 없는 상황에서 애플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에는 새로운 아이폰을 내놓으며 삼성을 비롯한 안드로이드 진영과 피할 수 없는 일전을 벌일 예정이다.
 
애플은 PC시장에서의 영향력도 점차 커지고 있다. 멕 휘트먼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말 “아이패드를 PC에 포함시키면 애플이 HP에 이어 세계 2위의 PC업체”라며 “(2012년) 애플이 HP를 넘어설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고성장 비결은 집중과 분산

애플의 이같은 고성장의 비결로는 소프트웨어 부문의 역량 집중과 생산 비용 최소화가 꼽힌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보도를 통해 애플이 최고의 부품을 최단 시간에 구입하기 위해 미국이 아닌 해외 부품업체와 생산공장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156개에 달하는 외부 업체로부터 부품을 조달하고 중국 등 물가가 싸고 생산능률이 높은 지역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구매 기업인 애플은 대량 구매라는 이점을 적극 활용하고, 필요할 경우 적과 손을 잡기도 한다.
 
계약 업체를 포함 애플의 제품 생산을 위해 일하는 인력은 70만명에 달하지만 애플이 직접 고용한 미국내 직원은 4만3000명에 불과하다.
 
대신 마케팅과 소프트웨어 개발 등 핵심 업무는 모두 미국 본사에서 직접 맡는다. 효율성도 높다.
 
IT 전문블로그인 아심코에 따르면 2010년 매출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애플이 2.5%로 노키아(10.2%)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관련 인력도 애플은 3200명인데 비해 노키아는 1만7200명이나 됐지만 개발 성과는 애플이 노키아를 압도한다.
 
애플은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타 업체를 월등히 앞서는 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애플의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은 4.4%에 불과했지만 휴대전화 시장 전체 수익 중 56%를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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