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에서 졸업한 팬택이 스마트폰 업계 공룡인 삼성과 애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팬택은 3일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새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베가레이서2’ 공개 행사를 가졌다.
2010년 7월 베가 출시 행사 이후 거의 2년 만이자 워크아웃 졸업 후 처음으로 신제품 공개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삼성과 애플을 겨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날 선보인 베가레이서2는 세계 최초로 퀄컴사의 스냅드래곤S4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또 애플 아이폰의 자랑거리인 ‘시리’와 같은 대화형 음성인식 기술을 채용했고 연속촬영, 동영상 촬영 중 정지영상 캡처 기능을 갖췄다.

 

스냅드래곤S4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베이스밴드칩(통신칩)을 하나로 합친 세계 첫 LTE ‘원칩’ 프로세서다. 원칩을 사용할 경우 전력효율이 좋아져 배터리 소모량을 줄일 수 있다.

팬택은 베가레이서2가 스냅드래곤S4 프로세서와 2020㎃h 배터리를 탑재해 현존하는 LTE 스마트폰 중 사용 시간이 가장 길며, 데이터 처리 속도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대기시간 245시간, 연속통화시간은 9시간30분으로 알려져 있다.

 

대화형 음성 인식 기능을 이용하면 쉽게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낼 수 있다. 예컨대 “엄마에게 ‘오늘 늦어요’ 문자 메시지 보내줘”라고 말하면 주소록에 등록된 ‘엄마’ 번호로 ‘오늘 늦어요’라는 문자가 전송된다.

 

4.8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지만 테두리 크기를 최소화해 크기는 기존의 4.5인치 휴대전화와 비슷하고, 화이트 모델의 경우 뒷면 커버에 세라믹 코팅을 입혔다. 4일 출시되는 갤럭시S3 역시 세라믹 재질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개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난 박 부회장은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의 갤럭시S3에 대해 “가장 기대하고 있는 건 자체 모뎀칩을 적용했다는 것”이라며 “비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통신칩까지 설계한다는 것은 대단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하다”고 언급했다.

 

“애플과 삼성으로의 쏠림 현상이 너무 심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박 부회장은 삼성을 겨냥해 “한 기업이 모든 부품을 수직 계열화하는 게 바람직한가는 논쟁거리”라며 “전문성을 가진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하는 게 더 옳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애플에 대해서는 “영업이익률이 40%에 달한다. 이건 괴물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이라며 “아무리 잘해도 한 기업이 1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가져가는 것은 안 된다”고 비판했다.

 

팬택은 베가레이서2로 국내에서 2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전작인 베가레이서는 170만여대가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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