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하고 깔끔하게.'


PC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PC를 쓰려면 데이터 처리 기능을 하는 본체와 모니터를 케이블로 연결하고, 본체와 모니터 각각에 전원 케이블을 따로 연결해야 했다. 여기에 키보드와 마우스와 스피커 선까지….


이런 거추장스럽고 보기 싫은 케이블을 없애 깔끔하고 설치도 쉬운 '올인원PC'(일체형PC)가 각광받고 있다.


◆일체형PC 시장 무서운 성장세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올인원 PC 판매량은 6만8000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350%가량 성장했다. 국내 데스크톱PC 시장이 경기 침체와 노트북과 태블릿PC 등에 밀려 전년에 비해 규모가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지난해 1분기 일체형PC가 전체 데스크톱 PC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4%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3.7%, 올 1분기에는 6%를 넘겼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전 세계 올인원PC 시장은 매년 22%의 높은 성장이 예상되며, 2015년에는 전체 데스크톱PC의 1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PC 생산업체인 레노버는 올인원PC의 장점으로 뛰어난 공간 활용성과 깔끔한 미관을 꼽았다. 올인원PC는 본체와 모니터, 스피커가 합쳐져 있지만, 모니터 1대를 놓는 것 정도의 공간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기존의 PC는 커다란 본체를 책상 위나 밑에 두어야 했다.


올인원PC는 스피커가 내장돼 있고 보통 키보드와 마우스도 무선제품으로 딸려 나와 필요한 케이블의 개수도 적고 디자인도 TV 같은 가전제품처럼 예쁘고 깔끔하다. 모니터에 따라 비디오카드를 설정하는 등의 번거로운 작업도 필요 없고, 전원만 연결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메모리나 CPU,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등을 업그레이드하기가 기존 PC에 비해 어렵다는 것은 단점이다.


◆올인원PC 어떤 제품 쓸까


올인원PC가 인기를 끌면서 관련 제품 출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형 업체는 물론 레노버, 에이서 등 해외 업체들도 잇달아 올인원PC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올인원PC '시리즈7'은 미국 IT 전문지 시넷에서 '에디터스 초이스'(편집자 선정 제품)로 뽑혔다.


시리즈7은 23인치 모니터에 뛰어난 색 재현력과 밝은 화면을 적용해 영상을 보거나 게임 등을 즐기기에 알맞다. 스피커 전문 브랜드인 JBL의 스피커를 장착해 음향도 뛰어나다. 특히 HD TV 기능이 있어 실시간 디지털TV 시청이 가능하고 예약 녹화와 녹화된 영상 재생도 가능하다.


작은 방에 TV 대용으로 놓고 쓰거나, 소규모 가구라면 거실의 TV를 대체할 수도 있다. 인텔의 3세대 프로세서 코어i5와 AMD의 라데온 6470T 그래픽카드, 8기가바이트(GB)의 메모리를 탑재했다.


LG전자가 7월에 내놓은 'V720' 역시 TV튜너를 탑재해 별도의 PC 부팅 없이 바로 TV를 시청할 수 있는 27인치 올인원PC다.


이 제품은 동사의 최신 시네마3D TV와 동일한 '시네마스크린' 디자인을 적용해 베젤(테두리) 두께가 11㎜에 불과하고, 고급 기종의 경우 3D 시청도 가능하다.


LG전자는 "화면 쪽은 메탈 느낌 소재를 적용해 세련된 고급 TV를 연상시키고, 본체와 뒷면은 산뜻한 흰 색상으로 마무리해 어떤 인테리어와도 잘 어울리도록 디자인했다"고 언급했다.


V720은 두 가지 기종으로 출시되며 178도의 넓은 시야각을 가지는 IPS 패널을 적용했고, 코어i5와 i3 프로세서, 지포스 GT640M 1GB 그래픽카드, 4∼8GB 메모리를 탑재했다.


레노버는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첫선을 보인 올인원PC 아이디어센터 A720을 국내에 내놨다. A720은 태블릿PC처럼 멀티터치를 지원하는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27인치 모니터와 인텔 코어i7 프로세서, 지포스 GT630M 2GB 그래픽카드, 8GB 램을 채용했다. TV 수신이 가능하며, 메모리 카드 리더기를 내장하고 있다.


에이서도 풀HD 터치스크린을 지원하는 올인원PC '아스파이어 Z3801Q'를 출시했다. 21.5인치 모니터로 다른 올인원PC에 비해서는 디스플레이가 작지만 올인원PC로는 찾아보기 힘든 40만∼9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40만원대 제품의 경우 셀러온 G540프로세서와 4GB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다. 최대 60도까지 화면 각도 조절이 가능하며 드라이브와 입출력 포트가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옆 부분에 숨겨져 깔끔하다. 이 모델은 운영체제(OS)를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고급 모델의 경우 OS가 포함돼 있고 프로세서 사양이 더 높으며 TV 수신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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