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새롭게 공개한 모바일 운영체제(OS)에 문자 메시지(SMS, MMS) 대신 인터넷 메신저(IM)와 SMS·MMS를 결합한 새로운 메시지 서비스를 도입함에 따라, IM의 시장 영향력이 더욱 커지게 됐다. 이동통신업체의 영향력 약화와 함께 이 시장을 잡기 위한 IM 업체들 간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구글은 1일 모바일 OS 최신 버전인 안드로이드 4.4 ‘킷캣’을 공개하고, 이를 탑재한 레퍼런스(기준) 스마트폰 ‘넥서스5’를 한국을 비롯한 10개국에서 동시 출시했다.

 

 킷캣은 메모리 소모량을 줄이고, 카카오톡이나 라인 같은 IM을 결합한 새로운 메시지 서비스를 도입한 것이 큰 특징이다. 현재 넥서스5에는 기존 문자 메시지 앱 대신 구글의 IM인 ‘행아웃’을 SMS·MMS와 결합한 앱이 탑재돼 있다. 이 앱은 애플의 ‘아이메시지’처럼, 행아웃 가입자 간은 행아웃으로, 비 가입자에게는 일반 문자를 전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아웃은 북미 지역을 제외하고는 아직 가입자가 많지 않지만 킷캣에 기본 앱으로 탑재됨에 따라 향후 시장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자사의 IM인 ‘행아웃’ 외에 카카오톡 같은 다른 IM도 기존의 문자 메시지 앱을 대체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방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이 행아웃, 카카오톡, 라인 같은 IM 중 하나를 기본 메시지 앱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IM 업체의 한 관계자는 “IM 서비스가 기존 문자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게 된 건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행아웃이 모든 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탑재될 경우 구글과 경쟁하기 쉽지 않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제조사가 스마트폰에 행아웃 대신 다른 메시지 앱을 선택해 기본 탑재할 수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킷캣과 함께 출시된 넥서스5는 LG전자가 제조했으며, 5인치 화면을 탑재했다. 대체적인 사양은 LG전자의 G2와 비슷하다. 국내 온라인 판매 가격은 15기가바이트(GB) 모델이 45만9000원, 32GB 모델이 51만9000원이다. 넥서스5는 SK텔레콤과 KT를 통해서도 출시될 예정이다.

일부이긴 하지만 플랫폼의 불모지로만 여겨졌던 한국에서도 스마트 모바일 시대를 맞아 글로벌 플랫폼으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바로 카카오의 ‘카카오톡’과 네이버의 ‘라인’, 삼성전자의 ‘챗온’ 등 인터넷 메신저다. 인터넷 메신저는 기업 마케팅, 게임 유통망으로 위력을 발휘하며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라인은 현재 2억4000만명 이상이 사용 중이다. 라인은 네이버의 자회사인 일본의 라인주식회사가 서비스하고 있으며 일본과 동남아를 시작으로 유럽, 남미, 인도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영국의 가디언지는 “페이스북이 3년 동안 5800만 사용자를 확보했지만, 라인은 1년 만에 5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모았다”며 “라인의 성장 속도가 페이스북보다 3배나 빠르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라인주식회사가 조만간 미국이나 일본에서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일고 있으며, 증시 상장 시 시가총액이 3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내용도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향후 기업공개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현재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라인 상장을 통해 재미를 보려는 투자은행들의 소문 부풀리기라는 견해도 있지만 그만큼 라인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국내 최대의 사용자를 거느린 카카오톡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카카오톡은 서비스 시작 3년3개월 만인 7월 가입자 1억명을 돌파했으며 기업 마케팅에서 게임·콘텐츠, 쇼핑몰, 음원 영역으로 관련 서비스를 계속 확장 중이다.

아직 제대로 된 플랫폼 역할은 못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내놓은 인터넷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챗온’도 최근 1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하지만 해외 플랫폼 기업들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어 향후 시장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8억명의 가입자를 거느린 페이스북은 메신저를 개선해 이메일 주소가 아닌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구글은 올해 메시지 서비스 ‘행아웃’을 별도의 서비스로 분리한 데 이어 새로운 안드로이드 OS 버전에서는 행아웃에서 일반문자(SMS, MMS)를 수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구글은 카카오톡 등 다른 메신저에도 일반문자 수신 기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지만, 행아웃 서비스가 스마트폰에 선점될 경우 불리한 경쟁상황에 놓일 수 있다.

모바일 인스턴트메신저(MIM)와 PC용 인스턴트메신저(IM) 간의 통합 바람이 불고 있다.

NHN은 최근 MIM ‘라인’의 PC버전을 전 세계 동시 출시했다. 이로써 라인을 이용하는 PC·스마트폰·태블릿PC 사용자 간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해졌다. PC에서 대화를 나누다가 이동 시에는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대화를 이어서 할 수 있다.

라인은 중동·동남아·유럽에서 큰 인기를 누리며 200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NHN 관계자는 “지난 1월 27일 다운로드 건수가 1500만건을 넘어선 후 매주 100만건 이상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가 최초로 PC와 모바일을 통합한 메신저 체계를 선보였다. 2010년 8월 말 SK컴즈는 MIM인 ‘네이트온UC’를 출시, PC용 IM인 ‘네이트온’과 연동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했고, 그 후 2011년 7월 출시한 쪽지형 MIM인 ‘네이트온 톡’에도 같은 기능을 넣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역시 스마트폰 사용자가 ‘마이피플’로 PC 사용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서만 서비스하고 있는 마이피플의 사용자 수는 1700만명이다.

이처럼 포털업체들이 MIM과 PC용 IM 간의 연동 기능을 내놓는 것은 많은 이용자가 회사 또는 집에서는 자판이 작고 불편한 스마트폰 대신 PC를 사용해 대화를 나누길 원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애플 역시 아이폰, 아이패드, MP3 플레이어 ‘아이팟 터치’ 사용자 간 무료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아이메시지’를 출시했고, 최근 애플 컴퓨터인 ‘맥’에도 아이메시지 기능을 추가했다.
3200만명의 이용자를 거느린 MIM ‘카카오톡’ 역시 타 메신저와의 경쟁을 위해 PC버전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MIM은 영토 확장으로 기존 PC용 IM 서비스와도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 포털업계 관계자는 “MIM과 IM 간의 융합으로 기존 PC메신저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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