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28일, 그때는 몰랐다. 스마트폰이라는 작은 물결이 한국의 정보기술(IT) 생태계를 바꾸는 거대한 파도가 되리라는 것을.

 

아이폰 출시와 함께 국내에 스마트폰 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 2년6개월 만에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휴대전화 가입자 수의 절반을 넘어섰다. 스마트폰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며 IT 산업과 정보 유통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IT 산업의 집중 현상과 정보 격차라는 새로운 문제를 낳고 있다.

 

◆국민 2명 중 1명은 스마트폰 쓴다

 

이동통신 회사의 집계 결과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지난 11일 현재 2709만명에 이르렀다.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5255만명의 51.4%로 절반이 넘었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SK텔레콤 가입자 2650만명 가운데 1330만명(50.18%), KT 가입자 1650만명 중 880만명(53.33%), LG유플러스 가입자 970만명 중 499만명(51.44%)이었다. KT가 아이폰을 도입한 2009년 11월 47만명에 그쳤던 스마트폰 사용자는 작년 3월 1000만명을 돌파했고 그 후 불과 7개월 만에 2000만명을 넘어선 것. 구글이 지난해 실시한 스마트폰 보급률 조사에서도 한국은 조사 대상 국가 30개국 중 구입 비율이 가장 높았다.

 

◆생활을 ‘손안의 기기’로 해결하는 시대


직장인 이기연(29)씨는 스마트폰 알람소리에 맞춰 하루를 시작한다. 잠들 때까지 스마트폰이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동전송되는 날씨 정보를 확인하고, 걸어서 20분 걸리는 회사에 도착할 때까지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고 이메일도 확인한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고 친구와 ‘카카오톡’으로 약속을 잡는다. 약속 장소는 ‘다음 지도’로 체크하고 영화 예약도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이같이 스마트폰은 이미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와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자 94.1%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궁금한 것도 검색(65.1%) 하고 있었다. 76.4%는 스마트폰 이용으로 생활이 전반적으로 편리해졌다고 답변했다.

◆스마트폰의 그늘… 산업·정보 양극화


스마트폰은 그 자체로 새로운 산업이 됐고, 소프트웨어 유통도 활성화하고 있다. 아이폰을 만든 애플은 세계 최고의 IT 기업으로 등극했고, 삼성전자도 갤럭시폰 판매 신장에 힘입어 새로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의 47%가 모바일 쇼핑과 금융 서비스를 이용,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MP3플레이어, 내비게이션, 게임기를 흡수하면서 이들 IT 기기를 만드는 중소기업들은 문을 닫거나 업종을 바꾸고 있다.


 

또 스마트폰을 통한 SNS의 확산은 허위 정보의 급속한 유통과 광범위한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사회 문제를 야기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신 정보 격차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 장애인·저소득층·장노년층·농어민 등 정보 취약계층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8.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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